직업을 개발자로 진로를 정한 후, 회사에 정규직으로 입사하고 4~5년차 정도가 되면 프리랜서를 고민하는 개발자들이 꽤 많이 보인다.
사실대로 얘기해보자. 프리랜서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아마도 아래와 같은 생각이 대부분일 것이다.
1. (같이 일하는 프리랜서는 나보다 못하면서 돈을 두배나 더 받네, 나도 프리랜서할 수 있겠다.)
2. (프리랜서들은 돈도 많이 받으면서 퇴근은 정규직보다 일찍 하네, 상대적으로 책임감은 적으니 말이야...)
3. (친구 왈 : 나 프리랜서로 전향하니까 전 회사보다 돈 훨씬 많이 받아. 넌 거기서 뭐하냐?? 빨리 안나오고)
4. (저 프리랜서는 일정이 지연되서 개발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계약이 끝나서 나가네... 그 일은 나에게 인수인계되겠지? 부럽다...)
- 물론, 1번과 2번 생각의 경우 모든 프리랜서에 적용되는것은 아니다. 잘하면서 책임감이 많은 프리 역시 많이 존재한다.
4번을 제외한 3가지 생각을 보면, 모두 급여와 연결이 되어 있다.
여러 프리랜서 구직 사이트만 봐도, 초/중/고/특급 프리랜서 단가는 어렵지 않게 확인이 가능하다.
이 글을 쓰는 시점(2023년)에 프리 단가를 확인해보니 초급은 500이상, 중급은 600이상, 고급은 700 이상으로 보면 될듯 하다.
물론,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단가가 조금은 내려갔으며, 작년 초까지만 해도 고급은 무조건 800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단가가 내려갔다고 해도, 같은 년차 정규직에 비해서 실수령액으로 치면 거의 두배정도는 더 받는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종사하고 있는 중소기업 기준으로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중급 기준으로 프리랜서를 해보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하고싶은일을 고를 수 있음과 동시에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정규직임과 동시에 경력이 고급을 바라보거나 고급이 된 경우, 본인 인생의 1순위는 무조건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프리랜서로의 전향을 한번 더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아래는 그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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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로서의 성장 가능성
프리랜서를 PM/PL 역할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내 경험상 프리랜서보다 정규직이 기술적으로서의 성장은 더 빠르다고 본다.
대부분의 IT 프리랜서들은 개발자로 들어가게 된다. 정규직들이 분석/설계한 프로젝트에서, 본인의 과업을 전달받게 되고, 그 업무만 잘 처리하면 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고급 프리랜서에게 과업을 전달할때 DB 테이블설계까지 완료된 상태로 전달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즉, 프로젝트 설계/세팅, DB/서버/배포 프로세스 설계는 정규직들이 대부분 하게 되므로, 계속 개발자 Role만 수행하게 된다면 해당 언어로 화면에 데이터만 보여주게 되는 일만 하게 될것이다.
그렇다고 기술 성장을 위해 PL역할로 프로젝트를 구하려 하더라도, PL경력이 없으면 들어가기도 힘들다.
즉, 계속 업무를 하달받아서 개발만 하고 싶다면 프리랜서를 해도 되지만, 경력이 쌓일 수록 스킬업을 더 하고 싶다면 정규직이 더 수월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프리랜서로 SM을 들어가서 해당 시스템을 제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면, 오랫동안 그 위치에서 재계약을 하면서 정년까지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상당히 드물며, 그런 곳의 자리에 들어가려면 운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그 시스템을 차세대로 변경하게 된다면? 역시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한다. 그러나 금융권의 계정계와 같은 변경하기가 어려운 핵심 시스템의 경우 꽤 오랜 기간 운영을 할 수 있긴 하다.
PM/PL 직종 전환은 정규직이 상대적으로 쉽다.
위에서 상술하였듯, 미래에 PM/PL 전향을 고민하고 있다면 프리랜서보다 정규직이 더욱 수월하다고 볼 수 있다.
프리랜서의 경우 해당직무/역할에 대한 경험자를 많이 뽑는다. 즉, PM/PL 역할도 경험자를 뽑는다는 뜻이다. 정규직의 경우 회사를 오래 다녔고 인정을 받는다면 그 회사의 프로젝트 수행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PL로의 전향이 쉽다. 내가 직접 PL로 역할을 업그레이드 하고싶다고 회사에 어필할 수도 있고 말이다.
상대적으로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면 50살 이상이 되어도 본인이 익숙한 업무 및 기술만 가지고 프리 개발자는 가능하다. 다만 30대 고급과 단가 차이는 얼마 나지 않을 것이고, 30/40대 PL 밑으로 들어가서 업무를 받아야 할 상황이 적진 않을것이다.
프리랜서 고급과 특급 간의 단가 차이는 거의 없다.
모든 직장인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그간의 경험을 통해 급여가 조금씩 오르는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개발 프리랜서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특급이 되어도 고급과 단가 차이는 거의 없다.
특급 개발자가 되었고, 경험이 쌓이면서 받는 돈이 많아지는 타 직종과 같은 일반적인 상황을 원한다면, 개발자보다 더욱 많은 책임이 따르는 직무인 PL/PM으로의 점프업밖에는 답이 없다. 어떠한 직업이든 내가 짊어진 책임감이 무거워지는 만큼 페이는 따라오기 때문이다.
40/50대 특급 프리랜서 개발자지만 무거운 책임감이 너무도 싫다고 하면, 그냥 30대 고급개발자와 같은페이 받으면서 일을 해라. 다만 50대 정규직 중소기업 개발자들보다 페이는 더 적을 수 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두배로 내면서도 말이다.
프리랜서를 오래하면 나이들어서 정규직으로 들어가기 어렵다.
예전에 경험한 실제 사례를 들고 싶다. 우리회사가 프로젝트를 수주받았는데 인원이 부족해서 다른 회사에 인력보충을 요청한 적이 있는데, 그 회사에서 정규직 몇분에 대한 이력서를 보내주어서 검토를 한적이 있다.
검토를 하면서 나이가 40후반 이상 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프리랜서 경력이 10년이상 되시는 분들이 꽤 많이 보였다. 나는 면접에서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다음과 같은 답변을 해주었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이면서 급여가 올라야 하는데, 프리랜서는 30대 고급과 단가 차이는 거의 없고, 일도 점점 줄어들어서 이제는 안정적인 직장을 원해서 정규직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프리랜서는 정규직으로 들어가기 어렵다'라는 제목인데 프리랜서가 정규직으로 들어간 경우를 예를 들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인력보충을 요청했던 회사는 SI전문 파견 업체이므로, 급여가 일반 중소기업이다. 즉, 급여를 많이 삭감했을 것이다.
그러나 회사에 정규직으로 계속 다녔다면, 년차가 쌓이면서 급여는 계속 오르게 될것이고, 이직을 할때도 보통 현 회사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을 하게 된다. 여기에 본인이 노력을 많이 해서 인정을 받게 된다면, 프리랜서와 실수령액이 비슷하게 될 수도 있다. 국민연금/건강보험을 회사에서 반은 내주고 있음에도 말이다.
또한 회사에서 정규직을 뽑을때는, 보통 프리랜서경력이 많은 사람은 피하게 된다. 한 회사에 소속되게 되면 개발스킬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과의 원만한 소통 및 회사생활을 잘 하기 위한 회사 소속으로서의 많은 경험들을 면접자들은 볼 수밖에 없는데, 상대적으로 소속감이 적은 프리랜서를 오래 했다면, 회사에서도 뽑기가 꺼려지는것은 사실이다. 만약 지원한 사람이 두명 있는데 그 두명이 프로젝트 경력은 비슷하지만 한명은 정규직이고 한명은 프리랜서 10년차라면, 회사 입장에서 정규직을 뽑을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물론, 모든면에서 인정받은 프리랜서의 경우 아주 좋은 직장에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그러나, '개발자로서의 성장 가능성' 부분에서 설명했듯이 화면에 데이터만 보여주는 작업만 10년이상 한 프리랜서가 정규직으로 들어가야 될 경우, 급여 삭감은 감당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단점으로 계속 프리랜서만 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동안의 씀씀이가 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도, 불안하다.
프리랜서로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 기술적으로가 아닌 업무 프로세스에서 말이다. 그 분야에서는 일이 끊기지 않았으며, 결국 인정을 받아 한 회사에 SM계약으로 몇년을 일해왔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고민은 항상 존재한다.
SM계약으로 몇년을 해왔으나, 나를 고용한 회사에서는 단가를 깎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며, 시스템이 어느정도 안정화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중급으로 대체할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나와 같이 일한 프리랜서 한분의 경우,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의 시스템에 5년동안 운영계약을 맺어 오랜 기간 운영을 하였으나, 정규직이 아니므로 매년 재계약 날짜가 도래하게 되면 나에게 이러한 고민을 말하곤 했었다.
'재계약이 안되면 이거말고는 할줄아는게 없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지금 새로운 기술을 공부중인데 공부해본지가 오래되서 머리가 안돌아간다.'
결국 그분의 자리는 다른 중급 프리랜서로 대체되었고, 다행히 그분은 다른 업체의 관련 업무 SI 고급 프리랜서 자리가 있어서 거기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같은 고민을 또 하시게 될 것이다. 고급 이상이 되면 관련 업무 경험자가 필수인 구인광고가 많다. 그분이 프로젝트가 종료된 시점에 관련 업무 프로젝트가 없다면?? 관련이 없는 다른 프로젝트에 들어가려면 단가를 깎아야 될 수도 있다. 아니면 관련업무 공고가 뜰때까지 쉬고 있을 수도 있다.
프리랜서로 하나의 업무만 하게 된다면, 이런 고민을 하는 상황은 충분히 존재한다.
급여를 받을때 내는 4대보험, 세금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정규직과의 Gap 차이는 조금씩 줄어든다.
올해 2023년 기준,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이 더 높아진다.
대한민국의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로 인해, 앞으로도 세금을 더 거두어들일 것이다. 이는 필연적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세금을 회사와 반반씩 나누어서 내는 정규직과, 전액을 혼자 납부하는 프리랜서의 급여 Gap은 더 줄어들 수 있다.
물론 체감하는 차이는 거의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정규직과 프리랜서의 실수령액에 대한 Gap이 줄어드는것은 맞다. 앞으로도 국가에서 세금을 얼마나 올릴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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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프리랜서도 돈이라는 제일 큰 장점뿐만 아니라 쉬고싶을때 쉬고싶은 워라밸 향상,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한 매너리즘으로부터의 자유로움, 내가 하고싶은 프로젝트만 선택할 수 있는 등, 장점도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본인이 시니어 이상의 경력임과 동시에 개발자로서, 또는 It종사자로서의 성장을 원한다면, 급여를 많이 받는 정규직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보통 프리랜서라 함은 그 분야에 대한 전문가로서, 일이 주어졌을 때 정확하고 뛰어난 처리능력을 갖춘 자유계약 신분의 실력자를 프리랜서라 한다. 그때문에 돈을 많이 받는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개발 분야의 프리랜서는 실제로 프리랜서라는 정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이 은근 많이 존재한다. 그로 인해 다른 직업의 프리랜서에 비해 진입장벽도 많이 낮아진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일처리가 맘에들지 않아도 바로 해고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정서와 어느정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 예로, 미국의 경우에는 해고가 비교적 자유롭다. 그로 인해 프리개발자도 진짜 프리랜서의 정의와 맞는 사람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발 트랜드는 계속 바뀌게 된다. 본인이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지 않고 하던 기술만 오랜기간 계속 하게 된다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일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를 계속 하고 싶다면 꾸준한 공부 역시 필수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프리랜서에 장점에 대해서도 글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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